이 글은 금연 11년 차가 쓰는 담배 끊는 법에 대한 내용과 금연이 힘든 사람들을 위한 심심한 위로가 듬뿍 담겨있습니다. 이 글를 읽고 당신이 금연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담배 끊는 법
내가 담배를 끊은 것은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도 10년도 더 된 일이다. 흡연을 시작한것이 20년도 더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까마득하다.
누군들 담배가 좋다고 피겠는가? 담배가 나쁘다는 것은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두가 안다. 끊지 못해서 피울 뿐이다. 그러니 담배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겠다.
여기까지 왔다는 것은 역시 담배를 끊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처절하고도 생생한 금연 후기가 당신에게 도움이 되기 바란다.

흡연자는 누구나 중독자이다
담배는 술과는 다르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모두가 중독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흡연가는 누구나 중독자이다. 중독이라는 게 무엇인가? 안 하려고 해도 계속하고 싶어서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술 같은 경우는 오랫동안 특별한 외부의 자극이 없으면 마시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담배는 그렇지가 않다. 주기적으로 핀다. 기상 후에 피우고 밥 먹고 피우고, 술 마시면서 피우고, 자기 전에 핀다. 계속 핀다. 안 피면 피우고 싶다. 안 피면 안 된다. 계속 피우고 싶으니 중독이다. 알코올 중독에 이어서 나는 흡연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중독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당신은 담배중독자다.
중독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진다. '아! 나는 중독자이자, 환자로구나. 치료가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스스로가 가엽기까지 한다. 그것으로 족하다. 흡연문제가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인지하고, 스스로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면 충분하다.

나는 정말 끊고 싶었다
담배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는 수도 없이 많다. 건강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지독한 냄새는 덤이다. 나는 10년 이상 담배를 피웠고, 주변으로 부터 담배를 끊으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어떤 어르신으로부터 이런 말까지 들었다.
담배를 10년 넘게 피워왔다면
죽을 때까지 피울 확률이
매우 높다네.
자네는 아마 평생 담배를
피우게 될 걸세.
누구나 그렇듯 언젠가는 끊어야지라고 생각하며 살았었다. 언제 가는 끊을 것이다. 단지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가족들로부터 제발 담배 끊으라는 잔소리 좀 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언젠가 내가 알아서 끊을 테니까라고 말이다. 그러나 어르신의 저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나는 정말이지 끊고 싶었다.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도 끊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그때가 왔다.
한 번에 끊어보자
나의 첫 번째 계획은 한 번에 끊는 것이었다.
오늘 밤 잘때까지만 피우자.
내일 아침부터는 깨끗하게 끊는다.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거야.
금단증상은 아침부터 찾아왔다. 도무지 담배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조급하고 초조했고, 일상을 도저히 살 수가 없다. 편의점 앞을 계속 서성거렸다. 담배를 살까 말까 살까 말까.
실패다. 다시 입에 담배를 물었다. 첫 모음이 황홀할 정도로 좋았다. 몇 시간을 못 폈다고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그때 깨달았다. 담배는 스트레스를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담배는
담배를 피우지 못해서
생긴 스트레스만 없애준다.
담배를 피우고 나니 엄청난 후회가 몰려왔다. 나의 의지가 이렇게나 나약했던 말인가. 사무치게 후회스러웠다. 일단 한 갑은 다 폈다. 그리고 다시 도전했다.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담배를 끊기로 해놓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담배가 떨어진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편의점에 담배를 사러 갔다가 아차 싶은 적도 있었다. 방법을 바꿔야 했다.
하루에 하나씩 줄여보자
내가 사용한 두 번째 방법은 하루에 하나씩 줄여가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 나는 하루에 보통 반 갑, 즉 10개비 정도를 피웠다. 한 갑을 사면 이틀을 피웠는데, 하루에 하나씩 조금씩 니코틴 의존량을 줄여서 마지막에 탈출하자는 생각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그렇게 한다고 니코틴흡수량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중독에 필요한 니코틴은 단 한 개비 만으로 충분히 채워진다. 부족한 만큼 한 번의 흡연으로도 니코틴을 충분히 빨아들인 다는 말이다.
그러한 과학적인 사실과는 별개로 나는 매일 꾸준히 하루에 한 개비씩 줄여나갔다. 처음에는 매우 성공적으로 보였다. 4개비가 되었을 때쯤 딜레마가 시작되었다.
흡연자라면 꼭 담배를 피우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사람에 따라 조금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상 후, 취침 전, 술 마실 때, 운동 후, 그리고 식후에 피는 식후땡 등이다.
5개비일 때는 ①기상 후, ②아침식사 후, ③점심식사 후, ④저녁식사 후, ⑤취침 전 이렇게 5개비로 버틸만했는데, 4개비가 되니 무언가 하나는 줄여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미리 세웠다.
4개비
기상, 아침식후, 점심식후, 취침 전
3개비
아침식후, 점심식후, 취침 전
2개비
점심식후, 취침 전
1개비
도저히 못 참을 때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면 2개비째가 왔을 때 도저히 점심때까지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때 불현듯 이런 아이디어서 떠올랐다.
절반씩 끊어서 피자.
이쯤 되면 처절해서 눈뜨고 보기가 힘들어진다. 나는 반을 아침에 피우고 나머지 반을 빈 담뱃갑에 보관해 두었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자기 전에 피웠다.
드디어 1개비가 되었다. 이 역시 나눠서 피웠다. 한번 불을 붙였던 담배에 다시 불을 붙이면 처음에는 정말이지 역한 맛이 난다.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당시의 나는 그 정도로 절실했다.
0개째가 되는 날이 되었다. 지금까지 잘해왔다. 나는 오후 4시까지 잘 버텼다. 이 정도면 오늘을 무사히 넘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역시 담배를 줄여나가니 니코틴 의존도가 떨어져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며 스스로의 전략을 칭찬하기 가지 했다.
그러나 나는 저녁이 되기 전에 이미 편의점 앞을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만 보였다. 그 시절만 해도 정말 많이들 담배를 피웠으며 아무 데나 꽁초를 버렸다. 지나가는 사람들 손에 들린 담배와 거기서 피어오르는 연기, 유혹 그 자체였다.
제발 단 한 모금만 빨면 좋을 것 같았다. 단 한 모금만 피우면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모금만 빨고 내일부터 계속 끊으면 되지 않을까? '오늘이나 내일이나 별차이 없잖아.' 악마가 계속 유혹을 했다.

결국 나는 굴복했고,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 비참했다. 이것도 안되면 나는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그리고 좌절한 나머지 나는 한동안 담배를 피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이란 게
멀리 있는 게 아니야.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평소에 쉽게 누리던 것을
잠깐만 참아 봐.
참고 참던 담배를 피우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의 도전이 여기서 끝났다면 이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결국에 나는 이렇게 끊었다
나의 도전은 끝이 없었다. 나는 정말로 절실하게 끊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금연을 도전하는 사람뿐만이니라 어떤 것이든 도전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한다면 결국에 성공할 것이 때문이다.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성공한다.
다시 금연을 시도하고 나는 최종보스까지 왔다. 하루종일 담배를 피우지 않은 채 밤을 맞이한 것이다. 방에 누워서 이불을 부여잡고 거의 울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참고 있었다. 간사한 악마의 속삭임, 오늘 한 번만 피우고 내일부터 끊으면 돼. 오늘 한 번 뿐이잖아. 그런 속삭임이 들여왔다. 참을 수가 없었다. 다시 편의점으로 뛰쳐나가 담배를 사서 마구마구 피우고 싶었다. 그때 갑자기 전에는 떠올려 본 적 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금연은 실패다.
대신에 오늘만 참아보자.
그리고 내일부터
다시 피우자.
내일은 무조건 피우자.
오늘만 참아 보기로 했다. 오늘 하루 못 참을 거 없지 않은가? 내 인생 전체에서 단 하루 참아볼 만하지 않은가? 금연은 이미 실패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리고 내일 무조건 다시 피우자라고 생각했다.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참아보자.
그것이 시작이었다. 나는 정말로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편의점으로 훨훨 날아가 담배를 사서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필울 것이다. 마음껏 즐길 거야.' 그런 마음가짐으로 잠들었다. 나는 진짜로 다음날 다시 담배를 피우겠다고 다짐했었다. 대신에 조건은 오늘만은 참아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기적이 일어났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완전히 사라진 것은 물론 아니다. 화난 것처럼 불타오르던 담배를 향한 강렬한 마음이 사라지고 그럭저럭 버틸 만 해졌다. 그렇게 두 번째 날을 보냈다. 그리고 밤에 다시 비슷한 증상이 찾아왔다. 그러나 강도가 약해졌다. 훨씬 견딜만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하루를 참았는데
이틀이라고 못할까?
하루만 더 참아 보기로 했다. 피우고 싶은 마음이 어제만큼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어제만큼 강렬한 충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금연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는 권하고 싶다. 단 하루만 참아보라는 것이다. 쇠털같이 많은 날 중에 단 하루다. 내일 다시 피워도 좋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참아보자. 참았던 그 경험이 당신에게 기적을 선사해 줄 거라고 나는 자신한다. 나처럼 하루만 참고 내일 다시 피우겠노라고 다짐해도 좋다.
최대의 위기
금연을 이어나가던 중 한 달이 됐을 때 위기가 찾아왔다. 이제는 괜찮겠지 하고 안일한 마음에 술자리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맞은편에서 일행이 담배를 피우는데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도저히 잠을 수가 없었다. 기어고 한 개비를 얻었다. 왜 그랬을까? 술에 많이 취해있었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지 않다가 오랜만에 다시 피면 아주 역하고 맛이 없다는 사실을 나는 익히 경험해서 알고 있다. 그런데 술에 많이 취해서 인지 이번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이지 맛이 있었다. 모든 것을 잊고 그 한 개비 카멜담배를 나는 마지막까지 피웠다. 황홀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마지막 담배였다. 위기라고 했으나 사실 위기랄 것도 없다. 나는 그 뒤로 단 한 개비의 담배도 피우지 않았으니 말이다.
금연 11년 차
나는 금연 중에 다시 담배를 피웠으나 거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다음날 다시 금연을 이어 나갔다.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한 번의 실패는 실수로 치부하고 다시 내 갈길을 이어나갔다. 이런 나의 성공경험은 작년에 술을 끊는데도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다. 역시 무엇이든 성공의 경험이 중요하다. 단 한 번의 경험도 소중하다.
2012년에 담배를 끊었으나 벌써 11년 차다. 생각해 보니 정말 오랜 세월이 지났다. 강산이 한번 변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게 정말 소중한 조언을 해준 어르신의 예언은 고맙게도 틀려버렸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가 담배를 피우고 있고, 끊을 의지가 있다면 나의 금연경험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준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는 것도 새삼스럽다. 금연하고 일주일정도부터 정말로 상쾌한 아침을 맞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 그동안 내가 이렇게 괴롭게 살고 있었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금연을 하고 1년간은 계속해서 오묘한 색깔의 가래가 나왔던 것을 기억한다. 지금은 그것마저도 없다.
어디선가 유튜브 건강채널에서 본 것 같다. 35세 이전에 금연을 해서 다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면 평생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사망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정도라고.
지금 금연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다시 되돌아갈 기회가 있을 때 얼른 시도해 보기 바란다. 그리고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거든 댓글을 남겨도 좋다. 부디 이번 만큼은 금연에 성공하기를 빈다. 내가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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