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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독학 - 궁구하다

제주거북 2022. 12. 6.

 

 이 글은  '독학 -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란 책의 리뷰로 책의 특징과 지은이가 말하는 독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제대로 공부하는 법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궁구하다의 뜻

 

속속들이 파고들어
깊게 연구하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독학이란 '궁구하다'라고 말한다. 들어는 봤으나 익숙하지 않은 표현이다. 국어사전에는 '속속들이 파고들어 깊게 연구하다'라는 뜻으로 적혀있다. 여전히 무슨 말인지 잘 와닿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대충은 아니란 말이다. 영어 표현을 빌리지면 LEARN(배우다)가 아니라 STUDY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스터디'라고 말하는 것은 LEARN에 가깝다. 즉 배우다라는 뜻이다. 스터디는 궁구하다라는 의미지만 일본에서는 이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표현은 쓰지 않는다. 이 책에서도 익숙한 표현인 '학습하다'나 '공부하다'를 사용하다고  했지만 역시 본뜻은 '궁구하다'가 정확하다고 말한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 독학

 

이 책의 특징

 

  1. 진짜 공부하는 법에 대한 책이다.
  2. 책이 얇다. 심지어 작기까지  하다.
  3. 근데 그건 함정이다.
  4. 뼈때리는 말들이 가득하다.

 

팩트 폭격기

 

 지은이는 이 책에는 과격한 표현, 극단적인 견해가 들어있다고 서문에서부터 경고한다. 경고를 무시했다가 호되게 당했다. 흠씬 두들겨 맞은 기분이다. 과격하며 극단적이기까지 한 내용들을 일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뼈 때리는 사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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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이란 인생 경험을 쌓고 사물에 대해 깊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아이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곧 보통의 어른은 그저 나이를 먹은 인간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독학은커녕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 휴대전화나 자동차에는 돈을 쓰면서 책 살 돈은 아까워 한다면 공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 같은 책을 되풀이해서 읽으면 그 의미를 저절로 깨운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런 신기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 우리는 학교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 그러나 사실은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
  • 최근 출간된 책에 실린 저자 소개를 보면 저자의 직함을 적어놓은 게 많다. 직함으로 책 내용에 신뢰감을 주려는 농간이다.
  • 자기 스스로 생각할 수 있었다면 애초에 사이비 종교 집단에 들어가지도 않았을 테니까.
  • 만약 근처에 제대로 된 도서관이 없다면 얼른 이사를 가야 한다. 그건 그 지역의 행정이 비인간적이라는 증거다.

 

방관적 자세로 읽는다

 

 이 책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챕터다. 제목을 읽고는 잘못 읽은 줄 알았다. 이제까지 해야 될 것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방관적 자세라니. 하지만 제대로 읽은 것이 맞다. 글 자체도 재밌게 썼고, 내용도 알차다. 벽돌책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이야기다. 벽돌책은 일단 두껍고, 표지도 기가 막히며 값마저도 비싸다. 그리고 식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추천한다. 그럴수록 손이 안 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지은이가 말하는 방관적 자세이다.

 

 


방관적 자세로 일기란 책을 제대로 읽지 않고 한동안 바라보는 것이다. 우선 복잡하고 성가셔 보이는 책을 사 왔다면 주변에 놔둔다. 책상 위나 책장에 자리 잡게 하지 않는다. 테이블이나 소파 위에 툭 던져두는 것이다. 식탁 위에 두고 그 옆에서 마파두부나 카레를 먹어도 좋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 독학

 

 비싼 책일수록 지은이처럼 하지 못한다. 낙서도 하지 않고 접지도 않으며, 심지어 책장을 펼쳐보지도 않는다. 아낀다. 그런데 책은 아낀다고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읽어야 머릿속에 들어간다. 읽지 않으니 여전히 벽돌이다. 벽돌책이니 지은이는 차라리 벽돌로 대하는 방법을택했다. 벽돌책을 벽돌처럼 다루니 벽돌책이 왕좌에서 내려온다.

 

 


자못 무례하게, 
그럼 이왕 손에 든 김에 어디 한 번 봐줄까, 
하는 느낌으로 적당히 읽는 것이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 독학

 

 

 

공부에 왕도는 없다

 

 지은이는 《초역 니체의 말》로 유명한 시라토리 하루히코이다. 지은이는 '스스로 공부하려는 사람에게 용기와 지침을 주고, 독학 요령을 알려주기 위해 썼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은 호된 매질이다. 내용이 쉽고 분량이 적이 쉽게 읽힌다. 하지만 쉽게 만 볼 책이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미뤄 왔던 진짜 공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동안 효율성이니 가성비니, 지름길이니 하는 것들을 좋아했다.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굳이 왜 돌아가느냐는 말이다. 그런데 빨리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길이 사실은 한참을 돌아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 당장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단어 몇 개를 외워봤자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험을 통과해 봤자 근시안적이라는 말이다.

 옮긴이는 당장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지은이의 말은 좀 가혹하다고  했다. 이해는 하지만 동의는 하지 못한다. 나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나라고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공부를 해보지 않았겠는가. 우리나라 사람 모두 그렇다. 대학도, 직업도 그렇게 얻었다. 그러나 결국 돌아가는 길이다. 해야 될 공부가 있다면 지금 당장 제대로 시작하는 게 좋다. 사실 이건 공부하기 싫어서 혹은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다가 막다른 골목에서 이제 제대로 공부하기 시작한 나에게 하는 말이다.

 

 


책값이 부담되는 인생이라면 잘못되었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 독학

 

 

 지은이는 대부분의 책은 사서 읽을라고 조언한다. 사서 읽고,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빡세게' 공부하라고 한다. 그리고 도서관은 절판된 책이나 자료 조사 혹은, 앞으로 읽을 책을 찾는 정도로 이용하라고 한다. 사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뼈를 또 한 대 맞았다.

 

제주거북이의 한 마디

 

 


어째 내 인생은
뭔가 좀 잘못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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