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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이순신의 바다 - 우리는 이순신의 후손이다

제주거북 2022. 12. 12.

 

 이 글은 ≪이순신의 바다 / 황현필 지음≫를 읽고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이순신의 바다 / 황현필≫

 

 

언제가 한 번은 읽었어야 했다.


 이미 유튜브에서 황현필 한국사 채널을 즐겨 봤었기에 이 책이 출간된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 한 번쯤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지만 역사의 무게 때문이 이었을까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불을 댕겨준 게 영화 한산 - 용의 출현의 개봉이 이었다.

 물론 '명량'도 재미있게 봤지만, 국뽕 논란이 있었기에 처음에 한산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을 때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국뽕 양념을 쫙 뺐다길래 안 볼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스크린에 담긴 이순신이 아니라 역사에 기록된 이순신이 궁금해져서 미루고 미루던 이순신 읽기를 하게 되었다. 

 

 도대체 이순신 그는 어떤 사람이길래 영웅을 넘어 모두가 존경해 마다하지 않는 성웅이 된 것일까? 그런 궁금증에 책을 집어 들었고, 내 나름의 답을 내리고 싶다. ​

 

책의 지은이는 역사를 가장 역사답게 가르친다고 자부하는 황현필 강사님이다. 유튜버이기도 하다.

 

 

이순신은 누구인가

 

 

이것은 ≪이순신의 바다≫를 읽고 느낀
 나의 생각일 뿐임을 미리 밝혀둔다.

 

1. 예민함

 첫째, 무엇보다도 이순신이 예민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순신은 예민한 성격입니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그가 예민한 성격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예민하다는 말이 때로는 부정적이게 읽힌 수도 있겠으나 예민하다는 것은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피부로 느껴지는 압력을 누군가는 10단계로 구별하지만 예민한 사람은 100단계로 구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민하다는 것은 어떤 것에 대해 훨씬 더 잘게 쪼개서 구분해낼 줄 아는 능력이다. 그렇기에 전시상황을 민감하게 감지하고 훨씬 더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한다.

 

 

2. 송곳

 둘째, 그는 송곳 같은 사람이다. '좋은 게 좋지 거지'가 안 되는 사람이었다. 대세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송곳처럼 삐져나와있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그는 어쩌면 원리원칙만 따지는 꼬장꼬장한 노인네라는 평가만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임진왜란은 발발했고 조선은 일본의 침략 가능성에 대해 낮게 봤었다. 침략이 있었다 한들 노략질 수준으로 생각했기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순신은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확신했다고 생각한다. 아니 최소한 항상 전쟁이 날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의 조선의 시대 상황에서는 삐져나올 수밖에 없는 송곳이었다.

 

3. 철두철미

 셋째, 철두철미하다. 이순신은 패배한 적이 없다. 본인이 생을 마감한 노량해전에서도 이순신은 이겼다. 우리는 어떻게 이 승리들을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책에서는 모든 해전을 상세한 그림과 도표로 야무지게 보여준다. 그래서 면밀히 모든 전투를 살펴볼 수가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두 개의 전투가 명량대첩과 노량해전이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양상이다.

 명량에서 이순신은 모든 것을 걸었다. 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니, 지는 게 당연했다. 다시 말해 다른 전투에서 플랜 ABCD가 있었다면 명량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오직 단 하나의 시나리오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전까지 그는 명량 같은 전투를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는 명량대첩에서 이기고 나서 '천운'이었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당시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기 때문엔 '천운'인 것이다. 그만큼 이순신은 모든 면에서 할 수 있는 한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4. 공감능력​

 넷째, 이순신은 타인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것을 이 책에서는 애민정신이라 표현한다. 이순신은 나 혼자 살자고 조선을 지킨 것이 아니었다. 사실 이 모든 것으로 설명이 된다. 본인의 안위나 사리사욕이 아니었기에 그는 그 모든 고난과 역경을 짊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예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민하기에 타인의 고통엔 대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것이다. 타인의 고통이 절절하게 느껴지게 품어 안은 것이다. 

 

 

이순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명령은 이순신이 내렸지만, 대장선이 울돌목으로 홀로 나아가려면 격군들의 노질이 있어야만 했다. 그 울돌목은 조선에서 가장 물살이 빠른 해협이기도 했지만, 무려 133척의 적선이 공격해 오고 있는 해협이었다. 그럼에도 대장 선의 격군들은 이순신이 내린 명령을 수행했다. 1597년 9월 16일 그 새벽, 밀려드는 공포감을 분연히 떨쳐내고 울돌목을 향해 노을 저어 앞으로 나아갔던 이순신 대장선의 모든 격군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이순신의 바다 / 황현필≫

 

 이 책에서는 위와 같이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민초에 대한 서술이 많다. 이순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우리는 이순신의 이름 하나만 보지만 그의 뒤에는 수많은 힘없는 백성들이 있었다. 병사들 그리고 노를 젓는 격군들과 백성들은 그를 믿었고 그 또한 민초들을 믿었다. 그래서 그는 승리할 수 있었다. 아니 승리했어야만 했다.  

 

 


충忠이었다.
국가에 대한 충이고
백성에 대한 충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순신의 충은 
더 이상 임금을 향하고 있지는 않았다.

≪이순신의 바다 / 황현필≫



 그러나 우리는 역사를 수없이 읽었기에 알고 있지 않은가? 힘없는 백성들의 지지는 결국 권력의 앞에 무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휴전이 되고 이순신은 백의종군하게 된다. 백의종군할 때 이순신이 가는 길목마다 수많은 백성들이 배웅을 나왔다고 한다. 대책 없고 무능한 조정 때문에 고통받았던 백성들이 배웅하러 나온 것은 그가 나라를 지켜준 것에 대한 고마움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이 혼란한 세상에서 자신들을 구원해 줄 유일한 목숨 줄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재밌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역사서라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 아니 역사적 사실이기에 더 감동적일 수밖에 없다. 칠천량 해전의 원균의 패배와 이윽고 명량대첩에 이르러서는 가슴이 뜨거워지다 못해 눈물을 애써 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이순신을 배우고자 이 책을 집어 들었지만 결국 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 버린 민초들을 봤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노를 젓는 이름 없는 누군가의 자식, 남편, 아버지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들이 이순신 옆에서 버텨주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내 가슴은 더 뜨거워졌다.   

 

≪이순신의 바다 / 황현필≫



 나의 글이 그에게 누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이순신을 배우고자 책을 집어 들었지만 감히 그에게 범접할 수는 없다. 또한 언젠가 때가 되었을 때 나는 옳은 일을 옳게 하는 리더 옆에서 이름 없는 조력자라도 되기를 바랄 뿐이다. 앞도 잘 보이지 않는 판옥선 아래서 이순신의 명령에 따라 노를 저었던 격군들처럼 말이다. 

 

 

한산 리덕스의 개봉

 

 
한산 리덕스
나라의 운명을 바꾼 승리의 전투 못다 한 이야기가 밝혀진다! 1592년, 임진왜란 발발 후 15일만에 한양을 빼앗긴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조선. 명나라로 향하는 야망을 꿈꾸며 연승에 힘입어 한산도 앞바다까지 당도한 파죽지세의 왜군.  앞선 전투로 손상된 거북선의 출정 불가, 왜군의 연합을 통한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인 상황, 조선 장수들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맞서며 이순신 장군의 고뇌 또한 깊어진다.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 속,이순신 장군은 조선의 운명을 건 압도적 승리를 위한 전투를 준비한다. 1592년 음력 7월 8일 한산도 앞바다,승리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평점
7.9 (2022.11.16 개봉)
감독
김한민
출연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윤제문, 박훈, 박재민, 이서준, 김재영, 윤진영, 김강일, 이준혁, 김민재, 김구택, 손경원, 안성봉, 이운산, 김명곤, 문숙, 김영웅, 공정환, 배현성, 김대명, 정예훈, 현봉식, 김한민

 

 

 한산이 한산 리덕스라는 이름으로 재개봉을 한다고 한다. 단순히 길이만 늘린 감독판이라기보다는 완전판이라고 하니 안 볼 수가 없겠다. 그리고 명량이든 한산이든 이순신이 전투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었는지 조금 더 세세하게 알고 싶거나, 역사에 기반한 이순신을 읽고 싶거든 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제주거북이의 One Pick

 

 


우리는
이순신의 삶을 통해
이순신을 배우고
이순신의 용기를 얻을
자격이 있는 이순신의 후손이다.

≪이순신의 바다 / 황현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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