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영화리뷰/책리뷰

[책리뷰]자본주의 - 애매한 경제학 입문서

제주거북 2022. 12. 14.

 

 이 글은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를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금리 고공행진

 금리가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는 3.25%, 미국은 4%다(2022년 11월 24일 기준). 주가는 이미 곤두박질쳤고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경제는 어렵고 사는 것은 퍽퍽해졌다. 행복하고 싶은데 돈 문제 때문에 우울해지고 피곤해진다. 어디서부터가 잘못된 것일까? 

 

왜 자본주의 인가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면, '주식으로 경제적 자유 이루기', '부동산 투자로 나는 얼마 벌었다' 같은 책을 읽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사는 이 사회의 본질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싶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단지 돈을 버는 일보다는 사회구조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이 책은 EBS에서 2012년 방영한 '자본주의'라는 5부작 다큐멘터리를 2013년에 책으로 엮은 것이다.  나는 다큐멘터리는 보지 않았고 책이 편해서 책으로 읽었다. 

 

치솟는 물가 

 시작부터 물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시의적절하다. 이 책이 쓰였던 배경 자체가 지금과 비슷하다.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로 경제위기가 왔고, 돈을 풀었고, 다시 테이퍼링으로 돈줄을 죄기 시작했고, 이어서 금리 인상이 시작되었다. 그 당시와 다른 점은 지금은 속도가 더 빠르다 라는 점이다.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돈은 빚이란다. 자극적이다. 이 책에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자본주의 비밀이라고 명명한 첫 번째 파트이다.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그래픽으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반응형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

 지급준비율이라는 개념이 있다. 은행이 예금한 고객이 다시 돈을 찾아갈 것을 대비해 은행에 쌓아둬야 하는 돈의 비율을 말한다. 즉 은행은 정부가 허락한 지급준비율 내에서 돈을 만들어 낸다. 지급준비율이 10% 라면 예금된 100억 중 10억은 은행에 남기고 90억을 대출해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A가 대출해간다면 100억을 예금한 사람의 통장에 100억, 그리고 A의 통장에 90억이 찍히게 된다. 다시 말해 100억이 190억으로 부풀려진 것이다.

 

 그런데 만약 A가 사람이 아니라 은행이라면 A 은행은 90억 중에 10%인 9억을 남기고 다시 81억을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된다. 이것을 반복하면 돈이 부풀려져서 총 1천억이 생긴다고 말한다. 이것을 '신용창조', '신용팽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모든 돈은 신용이에요.

-제프리 잉햄 (영국 케임브리지대 사회학 교수)-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내고 싶어도 이자를 낼 돈이 없다. 

 두 번째 재밌는 이야기는 이자에 대한 부분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는 이자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있는 돈이 계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돈을 계속해서 찍어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내용은 로저 랭그릭의 '새로운 천년을 위한 통화 시스템'이라는 논문에서 알기 쉽게 설명돼있고, 책에서는 이를 그래픽으로 한눈에 보여준다.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중앙은행은 오직 1만 원만을 발행했고 시민 A는 1년 후 5% 이자까지 합쳐서 1만 500원을 갚기로 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한 돈은 1만 원 밖에 없다. 결국 시민 A는 500원의 이자를 갚을 수 없다. A가 이자를 갚기 위해서는 500원의 돈이 더 발행되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500원이 더 대출되어야 한다. 500원의 이자 또한 추가 대출이 있어야 발행이 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물가 상승은 자본주의 시스템에 이미 내재된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대출을 통해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 이자가 통화량에 계산되어있지 않은 자본주의 시스템, 그렇기 때문에 돈을 계속 찍어내야 하고, 그로 인해 물가는 계속 오르고, 돈의 가치는 계속 하락한다는 결론이다. 그렇기에 금(Gold) 값이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하는 것이리라. 

 

 

이 책은 자본주의의 일부일 뿐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고, 은행가는 나쁜 것처럼 묘사한다. 마치 은행에서 마음대로 돈을 찍어내는 것처럼 그린다. 이 책은 마치 자본주의의 엄청난 비밀을 유포하는 듯하지만 사실 비밀이랄 것도 없다. 모든 통화가 조폐공사에서 찍어낸 실물 화폐로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는 현금보다도 디지털 숫자로 찍힌 돈이 더 익숙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본주의≫에서는 계속 돈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했으나 다분히 어그로를 끌기 위한 측면이 큰 것 같다. 사실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돈의 이미지와 통화량은 다르다. 마치 은행에서 돈을 만들어 내는 것 같지만 '돈을 만들어 낸다'가 아니라 '통화량을 늘린다'라고 표현해야 정확한 하다고 본다. 

 

 정부는 상황에 따라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를 가지고 시중은행을 통해 통화량을 늘리고, 줄이는 정책을 시행한다. 은행이 자기들 마음대로 돈을 마구잡이로 대출해 주면서 돈을 불려 나가는 것이 아니다. 은행은 단지 본인들의 이익에 따라 수익활동을 할 뿐이다. 아무리 대출해 주고 싶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이니 대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지 않은가?

 

 

≪자본주의 / EBS 자본주의 제작팀≫

 

 

 첫 번째 파트 이외에도 금융상품을 고를 때 유의사항과 마케팅에 속지 않기 위해 알아야 될 사실, 경제학의 역사, 그리고 앞으로 자본주의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서술된 파트들이 있다.

 

애매한 경제학 입문서

 결국 이 책은 나의 지식의 해변을 넓혔을 뿐이다. 책을 읽기 전보다 궁금한 것이 더 많아졌고 더 많은 경제학 지식과 자본주의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자본주의≫는 말한다. 자본주의에 대해 안다는 것은 나와 상관없는 복잡한 경제학을 배우는 것이 아닌 나와 내 가족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맞는 말이다. 경제학에 대해 가볍게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 책은 자본주의에 대해 극히 일부만 담고 있다.입문서 정도로 보면 좋겠다.

 

 

제주거북이의 한 마디

 

 


물가가 오른 게 아니라
돈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feat. 월급만 안 오른다.

 

 

함께 읽기

 

[책리뷰] 빚, 정리의 기술 /손봉석 지음 / 빛나는 빚갚기 기술

이 글은 「빚, 정리의 기술 / 손봉석」에 대한 리뷰로 간단한 요약과 개인적인 감상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특징 지은이는 공인회계사이자 세무사예요. 「회계천재가 된 홍대리」의 작가이기

turtle365.tistory.com

 

[책리뷰] 반값 보험료 만들기 프로젝트 / 장명훈 지음 / 줄줄 새는 내 보험료 찾기

이 글은 ≪반값 보험료 만들기 프로젝트≫에 대한 리뷰로 간단한 요약과 개인적인 감상이 담겨있습니다. 보험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은 꼭 읽어보기를 바랍니다. 이 책의 특징 지은이는 '반값

turtle365.tistory.com

반응형

댓글

💲 추천 글